日常非日常 · 가제일상
비일상

세계의 순리를 지키던 음양오행의 흐름이 깨지고, 세상은 더 이상 순환하지 않게 되었다.

휘장을 눌러 권속을 고르면 하늘빛이 바뀐다.

北南東西

사신계는 인간계의 이면이다. 그 이면의 기운이 번져 나와,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가 흔들리고 있다.

사람이 사는 세계와 신이 사는 세계는 한 장의 앞뒤처럼 맞닿아 있다. 가운데 土의 자리가 비자 둘을 잇던 음양오행의 순환이 끊겼고, 무너진 신계의 기운은 인간계로 번져 일상 곳곳에 틈을 냈다. 사람들은 틈에서 나온 악신에게 잡아먹히기도 하고, 그 힘을 부리기도 한다.

제물을 바치던 사람들은 마침내 신들과 손을 잡았다. 그 약조를 지키려 세운 이계협정본부 서천은 지금도 서울 종로 한복판에서 문을 열고 있다. 본부에는 사신의 가호가 깨어난 사람들이 모이고, 본부 바깥에는 대대로 선신과 계약을 이어 온 가문들이 있다.

가호를 지녔다고 악에서 멀어지는 것은 아니다. 제 마음을 지키지 못한 사람은, 끝내 자신이 쫓던 괴이가 되어 버린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조는 회사원의 손목에 낯선 문양이 비치고, 골목 끝 오래된 약방은 밤늦도록 불이 꺼지지 않는다. 사람들은 대개 알아채지 못한 채 그 곁을 지나간다.

FOUR KINDRED · 네 권속

본부를 나누는 네 권속

본부는 안에서 청룡·주작·백호·현무, 네 신의 이름을 딴 네 권속으로 나뉜다. 본부에 든 사람은 타고난 기운 가운데 가장 센 쪽을 따라 한 권속에 들며, 권속은 맡은 직무와 따로 간다. 권속마다 높이 사는 덕목이 있고, 그 덕목이 지나치면 그림자가 된다. 다섯째 덕목인 믿음(信)은 가운데 土의 몫이었다.

권속을 고르세요

고른 권속의 빛과 기운이 하늘 전체에 번진다.

청룡인(仁) · 살리고 키운다
주작예(禮) · 빛으로 드러낸다
백호의(義) · 끊고 지킨다
현무지(智) · 깊이 간직한다
LORE · 전해 오는 이야기

중앙의 행방

이 세계에는 두 얼굴이 있다. 사람이 나고 살다 죽는 인간계, 그리고 네 신이 다스리는 사신계다. 둘은 멀리 떨어진 다른 땅이 아니다. 한 장의 종이에 앞과 뒤가 있듯, 서로가 서로의 이면이다. 오가는 일은 드물었어도 두 세계의 기운은 하나로 이어져 있어서, 한쪽이 막히면 다른 쪽도 함께 탈이 났다.

두 세계를 함께 붙들고 있던 것은 음양오행의 흐름이었다. 사신계에는 다섯 자리가 있었다. 동쪽의 청룡은 木, 남쪽의 주작은 火, 서쪽의 백호는 金, 북쪽의 현무는 水였다. 네 신은 기운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그 자신이 곧 하나의 행(行)이었다. 한가운데에는 土의 자리가 있었다. 나무는 불을 살리고, 불은 흙을, 흙은 쇠를, 쇠는 물을, 물은 다시 나무를 살렸다. 살리는 흐름이 넘치지 않도록 서로를 누르는 흐름도 함께 돌았다.

가운데 土의 자리에는 土의 신이 있었다. 네 신과 함께 다섯이 모여 세계는 온전했고, 등을 맞댄 두 세계는 그 가운데를 이음매 삼아 맞닿아 있었다.

어느 때인가 그 자리가 비었다. 土의 신이 사라진 것이다. 까닭을 아는 이는 없고, 전하는 말도 권속마다 다르다. 가운데가 비자 살리는 고리도 누르는 고리도 끊겼다. 넘친 기운은 폭주가 되었고, 고인 기운은 썩어 악신이 되었다. 무너진 신계의 기운은 이면을 타고 인간계로 번졌고, 사람들의 일상에도 틈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빈 가운데를 채울 수 있는 것은 사람뿐이었다.

오행 다섯을 모두 타고나는 것은 사람뿐이고, 土의 기운을 품은 것도 사람뿐이었다. 그러나 신은 영원해도 사람은 나고 죽는다. 그래서 土의 자리는 대를 이어 물려받거나 계시를 받은 이가 이어 가야 하는, 끝나지 않는 자리가 되었다.

사신계의 존재들은 빈자리를 메울 것을 찾아 이면을 넘어 인간계로 내려왔고, 사람을 잡아갔다. 사람들은 까닭을 모른 채 신이 노했다고 여겼고, 제물을 바쳐 그 노여움을 달래려 했다. 두려움 속에서 주고받은 이야기와 원한은 오래 고여, 마침내 악신이라 불리는 것들을 낳았다. 악신과 괴이를 쫓는 일을 업으로 삼은 퇴마가문들이 여럿 일어난 것도 그 무렵이라 한다.

그러나 제물로는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다. 마침내 사람들은 바치는 대신 손을 잡기로 했다. 사람과 사신계가 맺은 이 약조를 사방협정이라 하고, 그 약조를 지키려 세운 곳이 이계협정본부 서천이다.

사람은 누구나 네 신의 가호를 품고 태어나고, 본부에 들면 그 가호가 깨어난다. 본부 사람 가운데 악신과 괴이를 퇴마하는 이들을 야차라 부른다. 야차는 가호만으로 싸우기도 하고, 사신계의 존재와 반려를 맺어 서로의 힘을 나눠 쓰기도 한다.

오늘도 종로의 본부는 평범한 관청의 얼굴로 문을 연다. 순환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고, 가운데 자리는 여전히 비어 있다.

ORDER · 이름의 자리

신과 사람의 자리

사신계와 인간계에 사는 것들을 부르는 이름과, 그 이름들이 서로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한 장에 모았다. 선과 악은 태어남이나 종족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선신도 사람도 변이할 수 있다.

  • 청룡東木 · 仁
  • 주작. 분홍빛 머리를 짧게 흩날리고 한 가닥을 땋아 내린 뾰족한 귀의 청년이, 검은 가죽 차림으로 팔에 턱을 괴고 있다
    주작南火 · 禮
  • 백호西金 · 義
  • 현무. 긴 검은 머리를 늘어뜨린 청년의 모습으로, 검은 한복에 흰 깃을 두르고 있다
    현무北水 · 智

사신계 神界

사방신 四方神가장 높은 신격

네 방위를 다스리며 그 자신이 곧 하나의 행이다. 선악으로 나누지 않는다.

청룡 木주작 火백호 金현무 水
섬김 · 권속

신령 神靈

사방신 아래, 신통력을 지닌 신격을 통틀어 부르는 말. 선신과 악신은 같은 격이며 성질만 다르다.

선신 善神

선한 성질의 신령. 대개 한 사방신을 섬기는 그 신의 권속이다. 사람에게 늘 다정한 것은 아니다.

변이

악신 惡神

악한 성질의 신령. 선신이 변이해 되기도 하고, 사람들의 염원과 악한 마음, 고여 썩은 기운이 모여 처음부터 악신으로 태어나기도 한다.

사흉 四凶1급 · 불가사의

1급 가운데 이름이 알려진 넷. 사방신과 상극을 이루는 계열이다. 혼돈·궁기·도올·도철이 그 넷이다.

인간계 人間界

사람 土의 자리

오행 다섯을 모두 지니고 태어나는 유일한 존재. 비어 버린 土의 자리를 사람으로 채우고 있다. 누구나 네 신의 가호를 품고 태어난다.

가호가 깨어나면

이계협정본부 서천 공공 기관

사람이 제물 대신 협력을 택하며 세운 기관. 서울 종로에 있다. 직급은 품(品)으로 부른다.

야차 · 집행사자 · 행정약사 · 회복

퇴마가문 민간

대를 이어 선신과 계약해 온 닫힌 집안들. 본부와 손잡기도 하고 따로 서기도 한다.

변이하면

괴이 怪異

변이한 사람. 사람이기를 그치는 길은 셋이다.

  • 스스로제 안의 악한 마음이 쌓여 변한다.
  • 침식악신에게 침식당해 土를 빼앗기고 변한다.
  • 계약스스로 악신과 계약해 변한다.
CHRONICLE · 연대기

시대의 흐름

  1. 태초

    사신계土의 신을 포함한 다섯 신이 순환을 이룬다.

    인간계사신계와 기운을 나누며 제 삶을 산다.

  2. 土의 상실

    사신계순환이 끊기고, 균형을 잃은 기운이 고여 악신을 낳는다.

    인간계무너진 기운이 번져 일상에 틈이 생긴다.

  3. 납치의 시대

    사신계土의 자리를 메우려 사람을 잡아간다.

    인간계사람이 사라진다.

  4. 제물의 시대

    사신계납치가 이어진다.

    인간계제물을 바친다. 두려움이 쌓여 악신이 생기고, 퇴마가문이 일어난다.

  5. 협정의 시대조선 무렵

    사신계사람과 사방협정을 맺는다.

    인간계한양에 이계협정본부 서천을 세운다.

  6. 현재

    사신계土의 자리는 비어 있다.

    인간계본부는 종로에서 평범한 관청의 얼굴로 일한다.

CODEX · 사자 수첩

말 풀이

인간계 · 사신계
한 세계의 두 얼굴. 사람이 사는 쪽과 네 신이 다스리는 쪽이며, 서로가 서로의 이면이다.
土의 자리
다섯 자리 중 가운데. 본래 土의 신의 자리로 두 세계가 맞닿는 이음매였다. 신이 사라진 뒤 사람으로 채우는 중이다.
천지문 · 개문 · 폐문
두 세계가 겹치는 자리에 생기는 공식 통로와, 그 문이 열리고 닫히는 일. 본부 앞의 문은 모형이다.
틈
일상 속에 벌어지는 이상현상을 통틀어 부르는 말. 천지문을 거치지 않고 두 세계를 넘나드는 뒷길이기도 하다.
사방신 · 신령 · 선신
사방신은 청룡·백호·주작·현무, 사신계의 네 방위를 다스리는 가장 높은 신격이며 선악으로 나누지 않는다. 신계의 존재는 사람처럼 오행 다섯을 지니지 않고 주력 행 하나를 지닌다. 사방신은 그 자신이 곧 하나의 행이다. 그 아래에서 신통력을 지닌 신격을 신령이라 하고, 성질에 따라 선신과 악신으로 나눈다. 선신은 대개 한 사방신을 섬기며 사람과 반려를 맺기도 하지만, 사람에게 늘 다정한 것은 아니다.
악신
악한 성질의 신령. 사람들의 염원이나 악한 마음, 고여 썩은 기운이 한데 모여 형체를 얻거나, 선신이 변이해 악신이 된다. 선신마다 짝이 되는 악신이 있는 것은 아니다.
사흉 · 불가사의
불가사의는 1급에 드는 재앙급 존재와 틈. 그 가운데 이름이 알려진 넷이 사흉, 혼돈·궁기·도올·도철이다.
괴이
변이한 사람. 제 악한 마음이 쌓여 변하거나, 악신에게 침식당해 土를 빼앗기거나, 악신과 계약해 사람이기를 그친 자들이다.
가호
네 신이 사람에게 기본으로 맺는 유대. 본부에서 일하게 될 때 깨어난다. 가호를 지녔다고 변이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칠정 · 수(手)
칠정은 기쁨·분노·슬픔·두려움·사랑·미움·욕망. 사람이 주 행 하나와 칠정 하나를 엮어 쓰는 기술을 수(手)라 하고, 사신의 힘은 권능이라 부른다.
반려
사람과 사신계의 존재가 맺는 계약. 서로의 힘을 나눠 쓰며, 몸에 문양이 남고 끊기 어렵다. 대를 이어 선신과 반려를 맺는 가문도 있다.
사방협정 · 서천
사람이 제물 대신 협력을 택하며 맺은 약조와, 그것을 지키려 서울 종로에 세운 기관 이계협정본부 서천. 줄여서 서천, 또는 본부라 부른다. 이계는 두 세계의 관계를 가리키는 행정상의 말이다.
야차 · 사자 · 약사
본부의 세 직군. 집행과 전투, 행정과 수습과 소환, 칠정을 가라앉히는 회복을 맡는다.
권속 · 휘장
사방신에 딸린 네 갈래. 청룡의 권속, 현무의 권속처럼 부른다. 본부 사람은 타고난 기운에 따라 그 가운데 하나에 들고, 선신도 섬기는 신의 권속이다. 휘장은 그 권속을 나타내는 문양이다.